'다른 날보다도 오늘은 더했다. 그래서 무척 원통한 것이 분한 것으로 변하고 분한 것은 불길로 변해버렸다. 눈을 부릅뜨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주먹을 불끈 쥐고서 중얼거렸다'.
분노의 감정은 정상적인 반응이고, 인류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분노하는 중에는 이성적인 사고 대신 감정적인 사고를 이용하여 빠르게 공격태세를 갖추게 한다. 다시 말해 분노라는 감정은 역경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눈 깜짝할 사이 보통 때와는 다른 전투력을 확보하는 데는 쓸모가 있었다. 인류의 진화사를 보면, 마음에서 부터 생활까지의 연동 반응은 수없이 우리 조상들의 생명을 구했다.
그러나 분노가 가진 폭발력에 상응하는 우리 몸의 파괴성도 가지고 있다. 순간 과부하로 작동하는 기계처럼, 분노가 가져오는 폭발력은 인체 기능에 과도한 손실을 일으키기도 한다.
분노는 심장병을 유발하는 요인일 뿐만 아니라 분노로 인해 다른 병에도 걸릴 가능성이 더 커진다.
분노는 신체기관에 해를 입히기 쉬운데, 첫 번째가 바로 심장이다. 만약 자주 분노를 느낀다면, 심장이 동맥경화에 걸릴 확률은 마음이 평안한 사람보다 거의 3배나 높다. 감정이 격렬하게 일어날 때, 우리의 혈압은 빠르게 상승하고, 혈소판이 뭉쳐져 동맥경화에 걸리기 더 쉬운 상태가 된다.
또한 식욕저하를 초래하여 소화기 계통에 병이 나기도 하고, 간에 영향을 끼쳐 간과 쓸개의 불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따라 많은 전문의가, 분노를 자제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고혈압과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반복적으로 경고하는 이유이다.
어처구니없는 사소한 일에 화를 낸 사람의 결말을 보여주는 예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어느 미국의 식당 주인과 요리사는 커피를 마시는 행위에 대해 요리사는 무조건 찻잔으로 커피를 마셔야 했는데, 주인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다투었다. 결국 분노에 휩싸인 주인은 권총을 집어 든 채 요리사에게 고함을 질렀다. 그 결과 도리어 주인이 쓰러져 죽었는데, 부검 결과 분노와 더불어 격렬한 움직임까지 더해져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서 심장병으로 죽은 것이었다.
자신의 몸과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의식적으로 격한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분한 감정이 곧 폭발할 것 같을 때에는 의식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통제하고 이성을 유지해야 한다.
전통적인 대가족 세대에서는 고부간의 갈등이 심했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요즘에는 드문 현상으로 좀처럼 상상할 수 없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대가 같이 살면서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극도로 분노의 감정으로 휩싸여 ‘화병’까지 나는 사례가 많아 사회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엌 살림살이 정리 정돈하는 사소한 일에 양쪽 모두 화가 나서 분노로 치닫는 것이다. 시어머니는 몸에 밴 오랜 습관으로 '찻잔의 손잡이를 뒤쪽으로 정돈해야 한다', 며느리는 '앞쪽으로 위치시켜야 꺼내기가 쉽다'라고 우기며 묘한 심리전을 펼치고, 이런 갈등은 점차 쌓인 감정이 분노가 되어 중간에서 어머니의 아들이자 아내의 남편은 고래 등에 새우등 터지는 일이 많았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지금의 Z세대(Z세대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로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특징이 있다)나 MZ세대는 이해하지 못하는 옛날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첫 번째, 화가 난 상태로 잠자리에 들지 말자.
Journal of Neuroscience 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수면은 기억이나 감정을 향상한다. 잠잘 때, 부정적인 감정을 강화하거나 "보존"할 수 있으므로 화난 상태로 자는 것은 좋지 않다.
두 번째, 분노할 때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화난 운전자는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더 많은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세 번째, 마음속으로 장기간 화를 삭여서는 안 된다.
가슴에서 화를 내는 것은 좋은 생각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많은 건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너는 이렇게 할 수 있니?”처럼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이렇게 해서 내가 좀 섭섭했어”라고 나의 감정을 표현하자. 의외로 상대방은 자신이 상처를 주었다는 것을 몰라서 반복적으로 나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경우도 있다.
네 번째, 분노상황에서는 먹지 말자.
음식을 마구 먹어서 분노를 진정시키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정신 / 신체 기술로 스트레스를 극복>의 저자 인 Kathy Gruver, PhD는 "우리는 화를 내면 종종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선택한다"라고 했다. 또한 감정의 고조는 신체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싸움이나 도피 반응을 일으킨다. 그러한 상태에서 소화가 될 리 없고, 이로 인해 설사 또는 변비가 발생할 수 있다.
다섯 번째, 계속 말다툼하지 말자.
분노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때 대화를 계속하면 후회할 말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여섯 번째, 분노 중에 SNS나 이메일을 보내지 말자
화가 났을 소셜 네트워크나 이메일을 통해 친구와 가족에게 자신의 감정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은 되돌릴 수 없는 후회로 돌아온다.
일곱 번째, 술을 마시지 말자.
알코올은 다른 사람이나 우리 자신에게 해를 끼치려는 충동을 제어하는 뇌의 전두엽에 작용하여 충동 제어 기능을 제거하기 때문에 분노를 표현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여덟 번째, 분노 폭발로 인한 혈압을 무시하지 말자
European Heart Journal 의 한 연구에 의하면, 과거의 심장마비 환자들 사례에서 심장마비와 뇌졸종 위험은 분노 폭발 후 2시간 안에 증가한다. 심장 마비 위험은 거의 5 배, 뇌졸중 위험은 3 배 증가했다. 분노 폭발로 인해 감정이 격해지면, 혈압이 빠르게 상승하여 동맥경화에 걸릴 확률이 높으므로, 혈압을 간과하면 안 된다.
다른 사람에게 화가 나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면, 나만의 취미 생활이나 휴식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순간적으로 울화가 치밀어 오를 땐 복식 호흡이나 명상 등을 통해 당장의 화를 가라앉힐 수도 있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마다 반복적으로 자신에게 “이건 화낼 가치가 없는 일이야”라고 알려주자.
또한 “화내지 마, 분노는 몸을 상하게 할 수도 있어”라고 말하며, 스스로 분노의 감정을 풀며 마음속의 분노를 가라앉힌다. 혹은 화가 날 때 주의를 딴 곳으로 돌리면서 분노를 식히고 가능한 한 빨리 그 환경에서 벗어나 더 큰 분노를 피하자.
어느 심리학자는 “인류는 건강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관용을 배워야 한다”라고 했다. 분노의 감정이 앞설 때, 내 감정을 이해하고 억지로 제어하기보다는 잠시 한걸음 물러나 나를 위해서 상대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명상을 통해 나의 마음을 다스려 보면 어떨까?
참고문헌:
분노: 동화 묘사 사전, 동화의 씨앗, 2005. 3. 28., 서경석 외.
장원청, 김혜림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2021
HEALTH.COM, <10 Things You Should Never Do When You’re Angry> 15, 2015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정신이 건강해야 삶이 행복합니다. 화병과 우울증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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