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삶에 일어나고 있는 엄청난 변화의 가속도는 무엇을 의미할까?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신속하게 우리가 가진 지식과 믿음을 의심하고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생각하기'는 스스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즉,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사고의 유연성은 지적인 겸손함에서 발휘된다.
지식이 쌓이고 연륜이 더해갈수록 생각들이 자신만의 울타리를 치고 고착화되어 가는 듯하다. 그동안 믿어왔던 오래된 신념이 변했다고 인정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자신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자신과 다른 야구팀을 응원하는 사람,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 종교가 서로 다른 사람, 논쟁에서 나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과는 편견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고정관념과 편견도 정신적 유연성에 방해가 된다. 입장바꿔 생각해보면,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성찰해볼 때, 지적인 겸손함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이러한 경직된 사고와 편견을 가진 성향에 대해 필립 테틀록이 언급한 전도사, 검사, 정치인의 정체성 예시를 들어 표현한다. 사람들이 말할 때 흔히 자기가 옳다고 설교하고 상대방이 틀렸다고 따지며 다른 이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정치 공작을 하는 사고방식 속으로 빠져 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자신의 의견이 올바른지 다시 생각하지 않는 위험성이 있다. 여기서 시사점은 자신의 지식과 믿음에 대한 과도한 확신은 요동치는 격변의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며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점이다.
과학자라면 자기가 아는 것을 당연히 의심해야 하고,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에 호기심을 가져야 하며,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할 때마다 그것을 근거로 우리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견해를 계속 수정, 보완해 갈 것이다. 우리가 믿고 있는 진리나 지식을 과학적으로 사고해 보며 상황에 따라 기꺼이 의견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한 태도를 가진다. 즉, 호기심과 흥미로 혼란에 대응하는 열려있는 마음을 가진 과학자처럼 어떤 문제를 포착하면 가설을 세우고 가설을 검증할 자기만의 실험을 설계하여 새롭게 탐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보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만을 바라보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과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바라보는 소망 편향(desirability bias)에 사로잡히지 말아야겠다. 혹시 ‘나는 편향되지 않았다’는 편향을 가지고 다른 사람보다 한층 더 객관적이라고 믿지는 않았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개인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는 유형이 크게 2가지가 있다. 안락의자 쿼터백(난 최고야. 내가 맞아.)과 가면을 쓴 사기꾼(난 부족해. 내가 마치 사기꾼같이 느껴져.) 유형이다. 안락의자형은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무지가 지식보다 더 많은 확신을 안겨주는 현상이다. 자신의 역량을 과대평가하고 과도한 확신을 가지는 사람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가면 쓴 사기꾼형은 누가 봐도 대단한 능력자로 보이지만, 정작 본인은 능력과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남들 앞에 서거나 큰돈을 받고 일하는 자신이 마치 사기꾼처럼 느껴진다는 유형이다. 이런 유형은 내가 최고가 아니고 아직 모르는 것이 많아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이 배우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사람이다.
좋은 교사는 새로운 생각을, 위대한 교사는 새롭게 생각하는 방식으로 인도한다. 교과서에 쓰여있는 지식도 의심하고 질문하게 가르쳐야 하고, 정답이 하나밖에 없는 질문을 하지 말자. '너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라는 직업을 묻는 질문은 제한적이고 한계를 두는 질문이므로 좋지 않다. 다변화되는 사회 속에서 평생 동안 열개가 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으므로 굳이 한 가지 직업만을 선택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과제물을 판단할 때의 접근방식은 매우 신선하고 인상적이다. '자기 자신 판단하기'와 '자신의 과제물 판단하기'를 분리하여 생각해보고 서로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얻어보자.
<자기 자신 판단하기>
나는 천재다 ⇾ 초고를 쓴다 ⇾ 나는 최악 일지 모른다 ⇾ 나는 포기해야 한다 ⇾ 내팽개친다
<자신의 과제물 판단하기>
이건 천재적 발상이다 ⇾ 초고를 쓴다 ⇾ 이것은 최악 일지 모른다 ⇾ 나는 이것을 다시 써야 한다 ⇾ 작품이 나아진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의 과제물을 평가할 때 수행한 과제를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하여 바라보지 말고, 초점을 수행한 과제물 그 자체에 맞춰 바라볼 때 검토하고 수정해가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통찰력을 시사한다.
NASA 운영부서의 부책임자로 있었던 엘런 오초아는 다음과 같이 질문하고 다시 생각한다고 한다. 배울 점이 많다.
중요한 의사결정 시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는 질문들로 엘런처럼 메모지에 작성하여 가지고 다니면 매우 생산적인 도구가 될 것 같다.
이 책은 '개인 차원에서 다시 생각하기'에서 '개인과 개인 사이의 다시 생각하기'로, 또 '집단 차원의 다시 생각하기'로 책의 구성이 확장되며 마지막으로 최상이라 생각했던 인생 계획을 다시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터널시야 탈출하기'를 끝으로 몇 가지 행동지침을 전하며 구성을 마무리한다. 다양한 예시와 실험적인 여러 근거 자료들과 함께 과학적인 사고방식으로 삶에서 당연시했던 가정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오랫동안 당연시했던 고정관념을 걷어내고 사고의 유연성을 가지고 다시 생각해보자. 격변하는 세상에서 자신의 인생 지침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애덤 그랜트(ADAM GRANT)의 <THINK AGAIN(싱크 어게인)>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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