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돈의 심리] 화폐 가치 착각(Money illusion)과 인플레이션 ②

생각에 대한 생각 (깊은 사색의 힘)

by 비아토(viator2912) 2022. 1. 8. 23:07

본문

화폐 가치 착각(Money illusion)과 인플레이션 ①편에서는 화폐환상과 연관 지어 인플레이션에 대해 알아보고 그에 대한 연구결과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이번 ②편에서는 화폐 가치 착각에 관한 이유를 여러 사회현상과 관련지어 살펴보기로 한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지 않은 화폐가치 착각 현상은 우리의 경제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노동자의 임금이 5% 인상되면 소득 상승에 따른 생활수준이 좋아진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인플레이션율이 7%라면, 물가가 소득보다 더 빨리 오르며, 실질 임금은 -2%가 되므로 실질 구매력은 떨어진다. 

 

화폐 가치 착각(Money illusion) 현상에 대한 이유는 무엇인가?

첫 번째, 비탄력적 가격(sticky price) 즉, 가격 경직성(Price stickiness)을 들 수 있다. 경제 상황에 비해 명목 가격의 변화가 탄력적이지 않은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고용시장이 약화된 상황에서도 노동자들은 명목 임금의 삭감을 꺼린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직원을 감원하는 방법으로 어려움을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 일시적으로 임금을 깎고 직원을 해고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 방법은 놀라울 정도로 드물게 사용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기업들은 물가와 연동된 계약을 맺는 일이 드물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통화 가치가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지만, 계약은 동일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세 번째, 심리학적 개념인 대표성 휴리스틱(Heuristic)과 관련이 있다.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대표성 휴리스틱은 대표적인 특징이나 속성만으로 간편하게 추론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뉴스 기사나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오르내리는 이야기들(Narrative)에서 명목가치와 실질 가치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기업 회장들의 연봉, 자선단체 기부금, 정부 지출, 운동선수들의 연봉 등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도 똑같은 오류를 범하곤 한다. 어떤 유명한 선수가 역대 최고 연봉을 받았다고 보도된다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계산하고 나면 역대 10위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심리는 복잡하다.

물가가 변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단지 정확한 계산을 하지 않고 편한 대로 대략적인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모순적인 행동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소비자들은 큰 결정을 내릴 때도 명목 가격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앞서서 언급했던 연구에서 살펴보았듯이 집을 사고파는 거래에서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제 손익과는 무관하게 그저 돈을 남기고 파는 거래라는 것만으로 더 쉽게 결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연구에 따르면 초인플레이션 기간과 같은 특별한 상황이나 장기 계약을 논의할 때와 같이 먼 미래에 집중할 때는 돈에 대한 이러한 착각에서 벗어나 실제 가치에 주목하는 성향이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 물가지수

 

 

약간의 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이 전혀 없는 상황보다 낫다. 

가벼운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바람직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사업주는 실질 부담 없이 임금을 올려 노동자의 욕구를 만족시켜 주고, 실물 자산을 소유한 개인은 자신의 집과 함께 부동산 가격이 전체적으로 오르면 상대적 가치가 달라진 것이 없어도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이런 맥락에서 찰스 윌런의 '돈의 정석(Naked Money)'에서 언급한 3가지 주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앞서 서술했듯이 약간의 인플레이션은 경제적인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화폐 착각 현상으로 인해 소비자와 노동자가 실질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명목상으로는 이익을 보는 것처럼 느껴질 때 경제가 더 잘 돌아간다. 

둘째, 긍정적인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들 위험성을 미연에 방지한다. 특히 경제가 취약할 때는 이 방어책이 효과적이다. 

셋째, 약간의 인플레이션이 있는 상황은 중앙은행이 ‘제로 바운드’라는 벽에 부딪히기 전에 실질금리를 낮출 여유를 준다(명목금리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마이너스로 내려갈 수 없다).

인플레이션은 나쁘지만, 이러한 주장과 같이 실제로 시간이 흐르면서 물가가 약간씩 상승해야 상거래가 더 잘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이션 목표 범위는 2%이고, 유럽 중앙은행은 2% 근접하게 밑도는 수치로 다른 나라들도 비슷하다. 중앙은행은 돈의 가격을 변화시킨다. 금리를 높이거나 낮춰서(금리 인상은 통화 긴축정책, 금리 인하는 통화 완화 정책) 목표치에 근접하게 하거나, 벗어나지 않게 통화가치를 유치하려고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돈의 가치가 어느 정도냐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시간이 흐르면서 물가상승분을 반영해 우리가 받는 돈도 오를 것이다. 그러나 이때 우리가 돈을 내고 얻을 수 있는 가치(구매력)는 줄어들 것이다. 그러므로 앞서 언급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인플레이션율이 3%이고 투자수익률이 5%라면 실질 수익률은 2%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고, 화폐환상(화폐가치 착각)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명목가치가 아닌 실질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통화량이 대규모로 늘어난 지금,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는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연준(FED)은 5일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연준이 종전보다 금리인상에 양적 긴축까지 서두르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앞으로의 연준의 행보를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경제주체로서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