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했는데 왜 알아듣지 못하지?" "분명히 설명했는데 왜 이해를 못 하는 걸까?"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우리는 이런 답답함을 자주 경험한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85%가 업무상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왜 우리의 말은 상대방의 마음에 닿지 못하는 것일까?
지난주, 모 기업 임원 연수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중견 관리자가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다. "저는 항상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노력합니다. 데이터도 제시하고, 명확한 근거도 들지만, 팀원들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기가 너무 어려워요." 이는 단순히 한 관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리더가 겪고 있는 보편적인 고민이다.
고대 그리스의 수사학자들은 이미 이 문제의 해답을 제시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설득의 3요소'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신뢰성(에토스), 감성(파토스), 논리(로고스)의 삼박자가 갖춰질 때 비로소 상대방의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나설득 씨는 팀원들에게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 도입을 설득하려 했다. 처음에는 효율성 증대와 비용 절감이라는 논리적 근거만을 제시했지만, 팀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팀원들이 진정으로 걱정하는 것은 업무 부담 증가와 변화에 대한 불안감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설득 씨는 전략을 바꾸었다. 먼저 팀원 한 명 한 명과 개별 면담을 가졌다. 그들의 걱정을 경청하고 공감했다. 자신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음을 진솔하게 나누었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세스가 궁극적으로 팀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팀원들은 자발적으로 변화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이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진정한 설득은 논리적 타당성(로고스)만으로는 부족하다. 먼저 상대방의 신뢰를 얻고(에토스),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며(파토스), 그 위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세 요소의 순서다. 많은 사람이 로고스, 즉 논리적 설명부터 시작하는 실수를 범한다. 하지만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의 논리는 공허하다. 감정적 공감이 없는 상태에서 설득은 저항만 불러일으킨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말하기 전에 먼저 듣자. 상대방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경청할 때 신뢰가 쌓인다. 둘째, 상대방의 감정을 인정하자. "그런 걱정이 드는 게 당연하다"라는 한마디가 때로는 수천 개의 논리적 근거보다 강력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성적 판단을 돕는 객관적 정보를 제시하되, 이는 신뢰와 공감이 형성된 후에 하자.
결국 소통의 성패는 '균형'에 달려있다. 이성과 감성, 논리와 공감, 말하기와 듣기의 균형, 이 균형을 잡을 때 비로소 우리의 말은 상대방의 마음에 닿을 수 있다. 오늘 당신의 소통에는 이 세 가지 요소가 균형 있게 담겨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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