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가족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아이들 아빠가 먼저 제안하고 모두 동의했으니, 여행을 떠남에 있어 차질이 생기는 일은 없을듯하다. 더구나 10월의 주말은 월요일까지 쉬는 주가 2주나 있다. 10월 첫 주와 둘째 주말은 월요일까지 연이어 빨간 날이니 여행 가기 더없이 좋은 날이다.
10월의 첫째 주 일요일, 일단은 가벼운 마음으로 익산으로 향했다. 충청도의 어느 미술관으로 정했다가 떠나는 도중 행선지를 급변경한 터였다. 우리 가족에게는 일상 다반사로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익산은 미륵사지 복원공사를 한 이후로는 유적지에 가보지 못한 듯하다. 때마침 서동축제도 한다고 하니, 아이들에게 역사 공부도 시킬 겸해서 겸사겸사 방문길에 올랐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아직 추수 전인 황금빛 들판이 정겨웠다. 익산의 관광지 한 곳을 둘러보느라 오후 늦게 나섰더니 어느덧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도착한 국립 익산박물관 근처에 주차하고 나니, 저편으로 밝게 빛나는 야경에 자연스레 발길이 닿았다. 때마침 <2022 익산 미륵사지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페스타>가 열리고 있었다.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보는 행운까지 얻음에 감사한 순간이었다.
국립 익산박물관과 미륵사지 탑 주변으로 넓게 자리한 미디어아트 페스타 행사는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정적인 건축물에 동적인 미디어아트 영상을 입혀 판타지 예술의 미를 구현해냈다. 엄청난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다시 한번 놀랐던 순간이었다. 요즘은 어딜 가나 미디어 아트가 대세로 자리 잡은듯하다. 지난번 통영 여행 동피랑에서 벽화에 미디어아트를 입혀 재현해낸 그때 그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했다. 미디어 세상, 예술 작품 세계는 도대체 어디까지 진화해갈까?
미륵사지 석탑의 역사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이곳은 넓은 부지 곳곳에 물방울 정원, 반딧불 정원 등을 꾸며놓아 동심의 세계를 자극하게 했다. 아이들과 어른 모두 즐거운 공간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른 화려한 불빛을 자랑하던 규모가 제법 큰 베이커리 빵집이 있었다. 북적북적, 수많은 인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이제는 코로나가 거의 끝나가나 보다. 억눌렸던 관광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현장을 보니 새삼 느껴진다.
밤하늘이 더없이 아름답고 신비로웠던 그곳 익산 미륵사지 아트 페스타, 다시 한번 보고파 내년을 기약해본다.
* 익산 미륵사지는 유네스코(UNESCO) 등재 백제 역사유적지구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석탑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창건 시기가 명확하게 밝혀진 석탑이다. 자세한 사항은 문화재청 국가 문화유산 포털에서 확인 가능하다.
* 함께 보면 좋은 영상 https://youtube.com/shorts/0fy61Fm6a2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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