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의 황금빛 작품세계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나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내 그림을 봐라"라고 했던 클림트,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보았다.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1862~1918)는 반짝이는 금 소재를 부담 없이 작품세계에 녹여냈다. 그의 아버지의 직업이 금세공사였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릴 때 보고 들은 것, 타고난 소질 외에 후천적인 배경은 그래서 중요한듯하다. 무명시절이 없었던 그는 20대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벽화와 천장화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연대기별 그의 작품 여정을 따라가 보았다. 큐피커앱 정우철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감상해보니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한결 수월해진다. 세월이 흐를수록 인간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눈부신 현대 문명의 발전에 감사한 순간이다.
"그 시대에는 그 시대의 예술을, 예술에는 자유를"
이 말은 빈 분리파의 사상을 잘 보여준다. 1897년 35세의 클림트는 전통적인 순수미술과 응용미술 간의 경계를 허물고 총체 미술을 꿈꾸는 '빈 분리파'라는 단체를 결성했다. 그는 역사화가에서 상징주의자로 변모했다. 당시 세기말 유럽은 다방면에서 변화가 꿈틀대는 시기였다.
그 시기, 프로이트(Sigmund Freud,1856~1939)는 <꿈의 해석>에서 인간에 대한 믿음을 흔들고, 뭉크(Edvard Munch,1863~1944)는 <절규>에서 인간의 감정에 대해 시각적 충격을 주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1862~1918)는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교양시로 작곡하여 예술에 대한 경계를 허물던 시기였다. 각각의 시기를 찾아보니, <꿈의 해석>은 1900년에 출간되었고, <절규>는 1893년에 제작되었다. 또한 니체의 책 내용을 바탕으로 작곡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교향시는 1896년에 작곡되었다. 이와 같은 시대적인 흐름을 보면 그림을 보는 눈이 좀 더 밝아진다. 어떤 작품을 볼 때 그 시대의 시대적 상황과 배경이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반짝이는 금빛! 작품을 보던 중 이목을 끄는 작품이 있었다.
황금빛 찬란한 <키스>와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 I> 그림이다. 과연 '황금빛의 화가'라고 부를만하다. <키스>는 세상에서 가장 많이 복제된 작품으로 유명하다.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방, 노트, 손수건 심지어 욕실용품까지 프린팅 된 그림을 볼 수 있다.
또한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 I>는 영화 <우먼 인 골드>로 만들어질 만큼 사연이 있는 작품이다. 클림트를 후원한 아델레 블로호 바우어를 그린 초상화로, 화려한 금색 바탕에 장식적인 무늬는 강렬한 인상을 준다. 반짝이는 화려한 황금빛이 부유한 집안의 부인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한다. 이 작품은 나치의 손에 들어갔다가 후에 오스트리아 정부에 귀속되었고, 8년의 긴 법정 싸움 끝에 후손에게 돌아간다. 이후 에스티 로더 가문의 로널드 로더가 그림 판매 가격 중 최고가인 1억 3500만 달러, 한화로 약 1,500억 원에 거래를 성사시켜 세간의 이목을 끌었으며, 현재 뉴욕 로이에 갤러리에 소장되어 있다.
클림트의 풍경화도 눈에 띈다.
풍경화를 그리면서 마음에 평화를 얻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숲길을 걸으며 마음의 안정과 치유를 얻듯이...
클림트는 5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우연히도 56세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같은 나이에 운명한 것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아버지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돌아가셨기에 그는 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이 두려움에 대한 불안은 아마도 그의 무의식 세계에 자리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해본다. 그의 작품 <죽음과 삶:Death and life>은 그가 5년간 그린 그림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얼마나 고뇌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여행을 다니면서 구스타프 클림트의 찬란한 황금빛 그림이 궁금해졌다.
언젠가는 꼭 보아야 했다. 팔복 예술공장에서 전시 마지막 날 관람하게 된 <클림트 레플리카전>은 행운이었다. 클림트의 예술세계를 질감과 크기를 그대로 재현했다고 한다. 찾으려고 하면 다 보이나니 이런 소중한 경험을 선사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그의 작품세계를 보고자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미술관(Österreichische Galerie Belvedere)이나 뉴욕 로이에 갤러리(Neue Galerie, New York)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물론 진품을 보는 시선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레플리카전은 훌륭했다.
클림트의 삶과 작품, 반짝이는 황금빛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나에 대해 알고 싶으면 내 작품을 보라'라고 했던 그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다. 클림트 특유의 황금빛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색채로 그 질감은 신비롭기만 하다. 그의 작품에 녹아있는 황금빛 사랑과 쾌락, 풍경 속의 휴식과 고요함,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가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 레플리카(Replica)란 그림이나 조각 등에서 원작을 복제한 모작을 뜻한다. 박물관에서 고대 그리스 조각을 보존하면서 전시할 레플리카를 만드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즉, 레플리카는 복제의 목적이 원작의 보존이나 학습을 위한 것이다. - 위키백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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