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매미소리와 함께 녹음이 짙은 한여름이다.
지친 마음에 힐링이 되는 곳을 찾는다면 고즈넉한 산사를 방문해보면 어떨까? 숨 가쁘게 앞만 보며 달려오던 당신이라면,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자신과 마주할 고요한 시간이 필요하다.
매미가 요란하게 울어대는 한여름, 김제 금산사의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자연은 삶에 청량제 같은 역할을 제공한다.
짙푸른 녹음 속에 그토록 붉디붉은 고운 자태를 화려하게 수놓는 나무가 있으니 이름하여 배롱나무, 목백일홍이다. 황홀한 붉은 노을만큼이나 아름다운 그 자태에 반한다면 그것은 당신의 꽃이 될 것이다.
배롱나무꽃은 한번 피기 시작하면 나무 아래에서부터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백일 동안 핀다고 해서 목백일홍이라고 부른다. 국화과의 백일홍과는 다른 종이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했던가, 대부분 꽃은 열흘만 붉게 피고는 금세 시들어 버리는데 배롱나무는 백일 동안이나 꽃을 피운다니 당신의 꿈의 정원에 옮겨 심고 그 고운 자태를 떠올리며 잠깐씩 빠져보자.
연구에 의하면 산책길에 만나는 작은 풀꽃 하나에도 감동한다면,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 우리 몸속의 염증을 치료하는 치유의 힘이 있다고 한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싶다면 가끔은 삶의 울타리를 벗어나 자연을 느껴보자.
산사의 돌담길을 걷다 보면 연분홍빛의 상사화도 만날 수 있다.
상사화(相思花)는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이 피지 않으므로 꽃은 잎을 그리워하고 잎은 꽃을 그리워하면서도 끝내 만나지 못한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름에서 애달픈 마음이 느껴지건만, 아랑곳하지 않는 듯 돌담길 따라 예쁘게 피어있다.
초록의 나무 내음, 졸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지저귀는 새소리를 만날 수 있는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에서 마음의 평안이 찾아든다.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가끔은 자연과 호흡하며 자신과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배롱나무는 고운 자태 드러내며 속삭인다. 당신의 꽃이 될래요~
[통영 여행] 바다를 품은 항구도시, 통영에서 노닐다 ① (4) | 2022.05.20 |
---|---|
산책길, 추억의 탱자를 발견하다! (0) | 2021.10.24 |
2021 여름, 제주 여행 Day 4 (0) | 2021.08.09 |
2021 여름, 제주 여행 Day 3 (0) | 2021.08.09 |
2021 여름, 제주 여행 Day 2 (0) | 2021.08.08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