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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풀어낸 우리 전통주의 맛과 향의 비밀

생각에 대한 생각 (깊은 사색의 힘)

by 비아토(viator2912) 2024. 11. 2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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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주 시장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전통주 출고액은 1,629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주류 시장의 1.63%를 차지했다. 수치상으로는 작아 보일 수 있으나, 성장세는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한국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술의 과학적 이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런 시점에서 농촌진흥청과 건국대학교 연구진이 전통주의 맛과 향을 결정짓는 요소를 과학적으로 분석했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48개의 전통주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우리 술의 풍미를 결정짓는 33종의 대사체를 밝혀냈다.

우리 전통주는 크게 탁주, 약주, 소주로 나눌 수 있다. 탁주는 쌀을 주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술을 걸러내지 않은 술이며, 약주는 같은 과정을 거친 후 맑게 걸러낸 술이다. 증류식 소주는 이러한 술덧을 증류해 만든다. 각각의 제조방법은 그자체로 독특한 맛과 향을 만들어낸다.

 

한국 전통주 3종인 탁주, 약주 , 전통 소주 일반적인 제조공정(Tak, Lee,Yang, Kim, & Lee, 2024)

이번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각 술의 특징적인 맛과 향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는 것이다. 탁주에서 발견된 옥타데카노산, 노나노산, 옥타노산과 같은 지방산들은 각각 지방과 같은 맛, 크리미한 우유 맛, 달콤한 과일 향을 만들어내며, 이 세 가지 성분의 조합이 탁주 특유의 요구르트와 같은 맛을 완성한다. 이는 우리가 흔히 막걸리에서 느끼는 복합적인 풍미의 과학적 근거라 할 수 있다. 또한 약주에서 발견된 숙신산과 헥사데카노산은 그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만들어내는 주역이었으며, 소주의 말론산은 그 깔끔하고 산뜻한 맛을 책임지고 있었다.

전통주 3종의 성분 분석 비교 결과(Tak, Lee,Yang, Kim, & Lee, 2024)

 GC-TOF-MS 분석을 통한 탁주(▲), 약주(▲), 전통소주(▲)의 대사체 분포도. 히트맵은 각 전통주의 주요 성분들의 상대적 함량을 나타내며, 붉은색일수록 높은 함량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학적 발견은 단순한 호기심 해소를 넘어 실질적인 산업적 가치를 지닌다. 전통주의 품질 관리와 발효 효율을 높이는 기초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특히 2026년에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공개될 예정이어서, 전통주 산업의 도약이 기대된다.

우리 전통주는 이제 단순한 '전통'을 넘어 과학적으로 이해되고 관리되는 '현대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는 세계 시장에서 우리 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전통주에 대한 과학적 이해는 우리 술의 세계화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 전통주는 세계인의 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전통주 산업의 동향과 전망(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2023년 10호)

Tak, H. J., Lee, N. R., Yang, S., Kim, S. Y., & Lee, C. H. (2024). Qualitative and Quantitative Metabolite Comparison of Korean Traditional Alcoholic Beverages: Takju, Yakju, and Traditional-Soju. Foods, 13(6),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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