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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노리는 담배업계의 새 얼굴

생각에 대한 생각 (깊은 사색의 힘)

by 비아토(viator2912) 2025. 5. 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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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딸기맛이다. 담배냄새도 안난다." 고등학생 박군이 친구들에게 전자담배를 권하며 한 말이다. 화려한 색상의 작은 기기에서 나오는 달콤한 향은 마치 과자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 안에는 니코틴이라는 강력한 중독물질이 숨어있다.

최근 담배업계는 전통 담배의 무거운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특히 전자담배와 가열담배는 '덜 해롭다', '냄새가 없다'는 메시지로 포장되어 젊은층의 첫 담배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5월 29일 제38회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보건당국이 '화려한 유혹, 그 가면을 벗기자'를 주제로 내세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료: ⓒ 보건복지부, 제 38 회 세계 금연의 날 기념식 포스터

진화하는 마케팅, 무력한 규제

담배회사들의 마케팅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다. 과일향, 민트향 등 다양한 맛을 앞세워 거부감을 줄이고, 스마트폰처럼 세련된 디자인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온라인과 SNS를 통한 은밀한 광고는 기존 규제망을 피해 직접 젊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

국내 청소년 전자담배 사용률 증가는 이런 전략의 결과다. 2019년 2.7%였던 중고생 전자담배 경험률이 2021년 4.9%로 급증했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전자담배를 '안전한 대안'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전자담배도 니코틴 중독을 일으키며, 각종 화학물질로 인한 건강 위험이 존재한다. 하지만 화려한 포장과 교묘한 마케팅 앞에서 이런 사실들은 가려지고 있다.

20년 성과와 새로운 도전

우리나라는 2005년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비준 이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성인 남성 흡연율이 2005년 51.6%에서 2022년 31.3%로 20%포인트 감소했다. 금연구역 확대, 담배가격 인상, 경고그림 의무화 등 포괄적 정책의 결실이다.

하지만 신종 담배제품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기존 규제체계로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 담배제품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과 젊은층을 겨냥한 제품 개발은 기존 접근방식의 한계를 드러낸다.

정부가 올해 11월 시행 예정인 담배유해성관리법은 이런 문제에 대한 첫걸음이다. 담배 제조업체가 유해성분 정보를 의무 공개하도록 하여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다.

사회 전체의 각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법적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담배업계의 교묘한 전략에 맞서려면 사회 전체의 통합적 대응이 필요하다.

먼저 교육현장에서의 변화가 시급하다. 단순히 '담배는 해롭다'는 메시지를 넘어, 담배업계의 마케팅 전략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부모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자녀와 담배에 대해 대화할 때 전자담배나 가열담배도 중독성 있는 담배제품임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덜 해롭다'는 업계의 주장에 현혹되지 말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금연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금연구역 확대, 모니터링단 운영, 금연 성공지원금 지급 등 창의적인 사업으로 실질적 성과를 거둔 사례들을 확산시켜야 한다.

 

진실을 직시할 때다

담배업계가 내세우는 '선택의 자유'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포장지를 걷어내면, 결국 상업적 이익 추구가 본질이다. 특히 중독성이 강한 청소년기에 니코틴에 노출시켜 평생 고객으로 만들려는 전략은 명백한 사회적 문제다.

FCTC 비준 2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는 새로운 각오로 담배 없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화려한 전자담배 뒤에 숨은 중독의 그림자를 정확히 인식하고,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는 것이 이 시대 어른들의 책무다.

달콤한 향에 속지 말자. 그 안에는 여전히 독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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