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보약, 브로콜리 이야기

아침 식탁에 놓인 초록빛 브로콜리를 바라보며 문득 생각에 잠겼다. 내 어린 시절에는 보기 힘들었던 채소였는데, 이제는 우리 가족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주연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브로콜리는 우리 몸의 비타민 저장고"라고 자주 이야기해주곤 하는데, 이제 그런 엄마의 잔소리가 식상하다며 웃는다. 하지만 중년이 되어 건강한 삶을 생각하니 브로콜리의 영양학적 가치가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의 식탁도 많이 달라졌다. 요즘 들어 더욱 실감하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는 점이다.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도 채소 위주의 식단을 찾는 모습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그중에서도 브로콜리는 단연 스타다. 한 컵(91g)의 브로콜리가 가진 영양가를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특히 놀라운 것은 비타민C 함량이다. 하루 권장량의 135%를 충족시킬 수 있다니, 감기약을 대신할 만하다. 아이들이 잦은 감기로 고생할 때면 브로콜리로 만든 따뜻한 죽을 끓여주곤 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영양제를 챙겨 먹기 어려울 때도 브로콜리 한 줌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같은 또래의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피부 관리를 위해 고가의 화장품을 찾아 헤매다가 브로콜리를 꾸준히 섭취하기 시작했더니, 피부 컨디션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것이다.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브로콜리의 힘이었을까. 그의 말처럼 브로콜리는 우리 몸의 세포와 조직을 보호하는 '천연 안티에이징 식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는 브로콜리가 이미 필수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임산부에게 필수적인 엽산이 풍부하고, 아이들의 뼈 성장에 도움이 되는 칼슘과 비타민K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제 20대에 접어든 아이들도 스스로 브로콜리를 찾아 먹는다. 어릴 때는 그토록 싫어하더니,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일까?

특별한 것은 브로콜리가 가진 다재다능함이다.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어 당뇨 환자들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고, 심장 건강에도 이로워 중년의 건강을 걱정하는 이들에게도 반가운 채소다. 게다가 식이섬유가 풍부해 바쁜 현대인들의 만성 질환인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우리 가족의 건강을 생각할 때마다 브로콜리의 고마움을 새삼 느낀다.

일상 속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든다고 했던가. 한 세대 전만 해도 낯설었던 브로콜리가 이제는 우리 식탁의 든든한 지킴이가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나는 식탁 위에 초록빛 브로콜리를 올린다. 이렇게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건강한 식탁의 문화, 당신의 식탁에도 이 특별한 영양 만점의 초록빛 보석을 초대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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