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섬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홀로 살아갈 수 없으며, 관계라는 끈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그 끈이 때로는 우리를 옥죄기도 하고, 때로는 우리를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관계의 본질을 꿰뚫어 보게 했던 오래전에 들었던 양창순 박사의 강연을 떠올리며 이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자 한다.
우리는 왜 관계 속에서 아파하는가?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진정한 소통의 방법을 잊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정과 존중, 보상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우리는 늘 받기만을 원했지 않았던가! 마치 산소처럼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정작 우리는 그것을 나누는 데 인색했다.
현대 사회에서 '까칠함'이란 단어는 종종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까칠함은 자신의 경계를 명확히 하면서도 타인을 존중하는 균형 잡힌 태도를 의미한다. 이는 마치 고슴도치의 가시와도 같다. 너무 가까이 다가서면 서로를 찌르게 되고, 너무 멀어지면 외로움에 떨게 된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그것이 건강한 까칠함의 비결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심리학적 상대성 이론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순간은 각자의 렌즈를 통해 다르게 해석된다. 한 팀원이 느끼는 업무의 부담감과 다른 팀원이 느끼는 그것은 결코 같을 수 없다.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소통이 시작된다.
최근 한 협회 모임의 회의에서 목격한 일이다. 서로 다른 의견으로 팽팽하게 대립하던 두팀이 있었다. 그들은 각자의 입장만을 고수하며 대화의 벽을 쌓아갔다. 하지만 일행중의 한명의 '건강한 까칠함'이 상황을 반전시켰다. 그는 양측의 의견을 명확히 듣고, 각자의 관점이 가진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조직의 공동 목표를 향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처럼 건강한 까칠함은 단순한 거절이나 방어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경계를 지키면서도 타인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성숙한 태도다. 명확한 의사표현,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끝까지 유지되는 예의라는 이 세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결국 인간관계의 진정한 미학은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우리는 모두 다른 우주를 품고 있는 존재들이다. 그 다름을 이해하고 포용할 때, 비로소 관계는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오늘도 수많은 관계 속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
인간관계라는 끝없는 여정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완벽한 이해가 아닌, 불완전한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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